독서

마키와 마미 1~4권(完)

Blueracoon 2021. 5. 26. 13:21

https://ridibooks.com/books/3802000001?_s=search&_q=%EB%A7%88%ED%82%A4%EC%99%80+%EB%A7%88%EB%AF%B8 

 

마키와 마미 1권

<2019년 이 만화가 대단해!>여자편 8위!존경하는 상사인 주임님(여자)에게 불려나간 마미....설마 그 주임님이 같은 장르의 오타쿠였을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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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뚝뚝해 보이는 주임인 마키와 활발한 성격의 마미가 서로 같은 장르 오타쿠라는 것을 알게되며 펼쳐지는 이야기이다. 책에 나오는 인물들만큼 깊게 덕질을 하지는 않았을 지언정, 조금이라도 덕질을 했다면 공감하며 웃을 수 있는 장면이 많다. 동시에, '지금 여기서 더 깊게 들어가면 이런 세계가 펼쳐지는구나'하며 더 높은(?) 세계를 살며시 들여다볼 수 있게도 해주는 작품이다.

 책은 오타쿠라면 누구나 한번쯤 겪을 법한 오타쿠 모멘트들을 재치있게 표현해내었다. 여러 등장인물을 통해, 여성향 게임, 동인계열, 아동 장르, 백합 등 여러 장르 오타쿠를 그려내고 있으므로 남녀 가리지 않고 한번쯤 권할 수 있는 책이다. 하지만 아무래도 주인공 둘 모두 여성인 만큼, 동인 계열이나 여성향 게임을 소재로 하는 에피소드를 주로 다루는 점은 어쩔 수가 없다. 그러한 연유로, 남성보다는 특히 여성 오타쿠가 더욱 공감하며 읽을 수 있을 듯하다.

 여성 오타쿠가 주인공이며 오타쿠 모멘트를 포착하는 만화라는 점에서 이 책을 읽으며 『동인녀 츠즈이 씨(https://ridibooks.com/books/1561002499?_s=search&_q=%EB%8F%99%EC%9D%B8%EB%85%80)』를 떠올리시는 분도 많을 것 같다. 둘 모두 재미있는 책이지만, 이 책은 '츠즈이 씨'보다는 개그나 묘사가 조금 더 부드러운 톤이라 생각한다(그림체도 더 차분하고). 또한, '츠즈이 씨'와 달리 『마키와 마미』는 사회 속에서 오타쿠라는 존재란 무엇인지 생각하게 만드는 순간이 있다. 예컨대, 사회 속에서 오타쿠를 대하는 시선이나, 시대에 따라 변해가는 오타쿠들의 자기 인식 등을 그려내는 에피소드가 그러하다. 오타쿠라는 면을 드러내지 못했던 인물들이 자신을 긍정하게 되는 모습을 보며, 자기 자신을 치유받는 분들도 더러 있으리라 보인다(후기에서 작가도 자기 스스로에 대한 치유로서 그렸다는 뉘앙스의 말을 한다). 이러한 면에서 '츠즈이 씨'에 비해 조금 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물론 상대가 오타쿠일 때) 가볍게 권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앞으로 해나갈 수 있는 이야기가 많다고 생각하여 4권으로 끝맺음을 한 것이 아쉽다. 작가도 이러한 부분을 잘 알고 있는지, 말미에 당초 4권으로 계획되어 있었다고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계속 진행하다가는 주제와 상관없는 이상한 이야기들을 해버릴 거 같다는 생각도 있었다고 하는데, 그렇게 생각하면 박수칠 때 떠난 좋은 사례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오타쿠 동지들 중, 내 방 책장에 오타쿠 친구를 만들고 싶은 분이 있다면 『마키와 마미』을 택해보시기를 권해드린다.